금요일 저녁이었다. 퇴근을 앞두고 있는 조중구 앞에 도금동이 나타났다. "웬일이냐?" "오랜만에 저녁이나 같이 먹어볼까 하고....." "그럴까? 그러고 보니 너나 동우와 어울린 지가 꽤나 된 것 같구나." "그게 다 네가 지나치게 바쁘게 살아서 그런 거야."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연구실의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너, 외제차를 팔았다며? 요즘 집안 형편이 안 좋으냐?" 자신의 차로 향하던 도금동이 문득 조중구에게 물었다. 조중구는 굳이 변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집안 형편이 아니라 요즘 나 개인의 베팅감이 사라져서 그렇게 된 거야." "베팅감? 이제까지 네 특유의 이론인 확률이 아니고 감으로 승부를 걸었었단 말이야?" 조중구는 자신을 바라보는 도금동의 입이 비웃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