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태종이 어떻게 됐어?" "오덕일 보냈으니 곧 올겁니다." "아까 내가 말한 대로만 해. 쓸데없는 인정 베풀지 말고." "인정이라뇨? 어림없습니다. 형님이 눈만 감아주신다면 아예 묻어버리고 싶은 걸요." "안 돼. 보내야 돼. 그리고 이제껏 그놈들을 이용해 시간을 끌었는데 어쩌면 고마운 놈들 아니냐? 이번 일이 무사히 끝나서 우리가 비행기 좌석에 앉기 전까지는 절대 안심하면 안 된단 말이야. 알어?" "물론이지요. 형님, 그래서 지금껏 참은 것 아닙니까?" 좁은 찜질방의 온도계는 90도에 육박해 있었다. 땀으로 온 몸이 번들거리는 천태종은 호흡마져 거칠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김기동은 포식한 살무사가 햇볕을 즐기듯 오히려 느긋한 표정을 지었다. 땀을 빼니 비로소 피로가 조금 가시는 듯했던 것이다.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