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셋째 주 토요일 저녁...... 까마득히 먼 옛날, 내가 아이 적에 읽은 어느 단편소설의 첫 구절이다. 11월이면 그 해의 막바지에 접어든 달이요, 셋째 주 역시 그 달의 며칠 남지 않은 날이며 토요일은 그 주의, 저녁은 그날이 끝나기 직전의 시각이 아닌가? 생각해 보니 나 역시 그 소설의 문장과 비슷한 시기에 병을 얻었다. 인생의 막바지에 접어든 나이에 말기 암이 나를 방문 한 것이다. 그것도 11월 셋째 주였다. 언젠가부터 허리가 몹시 아프고 어깨가 결렸었다. 처음엔 그저 하루에 몇 시간씩 빌어먹을 컴퓨터를 잡고 있어서 그렇거니 했었다. 그러다가, 좀 더 심해지자 자리에 눕는 횟수가 늘었고 안마기로 사방을 두들겨도 보았다. 어느날부터 통증이 더욱 심해져 급기야 눕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할 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