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자신이 중간은 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성적이 하위 25%인 학생들에게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물었더니 놀랍게도 하위 40%정도 위치에 속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상위 25%의 학생들에게 같은 질문을 해 보았더니 상위 30%정도일 것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상위에 있는 학생보다 하위에 있는 학생이 자신을 더 관대하게 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상하게 최하위와 최상위의 것을 경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하위의 것은 자존심이 상하고 남들에게 업신여겨질까 봐 또는 물건의 경우 싼 것은 뭔가 찜찜하고 질이 안 좋으며 손해를 볼 것 같아서 꺼려하게 됩니다. 최상의 것은 자신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요원해 보이고 뭔가 불안하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물건의 경우 너무 비싸거나 사치스러운 것으로 보여지고 남들의 시기를 신경 쓰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중간으로 끌어 올리거나 끌어 내려 중화시키곤 합니다.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물건은 가장 싼 것과 가장 비싼 것의 중간에 위치한 것이 가장 매출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장사를 할 때 메뉴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그 매출에 지대한 영양을 미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가장 싼 커피가 1000원이고 고급 커피가 5000원이라면 싼 커피가 많이 팔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종류 하나를 추가시켜 10000원짜리 최고급 커피를 준비하면 어떻게 될까요? 신기하게도 그러면 5000원짜리 고급 커피의 판매율이 급증합니다. 메뉴 하나를 더 두는 것 만으로 매출은 3배 이상이 오르기도 합니다. 이것도 사람들의 이상한 중간 계급주의 의식이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적이나 소비의 문제뿐 아니라, 사람들의 성격에도 이 중간주의는 합치합니다. 자신이 아주 모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으며, 자신이 천사와 같이 선한 존재라고 인지하는 경우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는 진짜 천사도 진짜 악마도 분포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잘못이나 단점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남의 잘못이나 못한 부분은 귀신같이 지적을 하곤 합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 광경을 접하고 비난을 하는 사람도 정작 자신은 남을 돕지 않습니다. 전철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사람을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지만 정작 자신은 솔선하지 않습니다. 갑질을 하는 사람을 악마로 몰지만 정작 자신도 누군가에게는 갑질 하길 즐깁니다. 그것은 스스로가 자신에게 정당한 것이고 일반적인 것으로 느껴지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양심이 없거나 염치가 없는 사람은 그것이 염치가 없고, 양심이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만약 그것을 인지할 수 있다면 쉽사리 행동 할 수는 없는 것일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성격을 과대평가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것으로 주위와 비슷한 정도의 인격이라고 스스로 안도를 하려는 것입니다. 인격의 수양 정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이것은 겸손과는 또 다른 것으로, 이마저도 스스로의 평온함을 얻기 위해 평준화시키려는 경향으로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자신을 보는 기준은 모두가 다릅니다. 그래서 인생에서 가장 알기 힘든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인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바라보기는 아주 힘든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자기 자신을 객관적인 시점에서 바르게 보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세상을 살면서 남을 비판하고 분쟁이 일어나는 일은 극히 적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