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선가 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진우는 소리의 진원지를 찾느라 주위를 돌아보다 그제야 그 소리가 자신에게서 나는 것임을 깨달았다. 어제 덕배로부터 휴대폰을 받은 사실을 깜박했던 것이다. 역시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생소한 신호음이 새어 나왔다. 물 묻은 손을 닦는 것도 잊고 급히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뭐하냐?" 덕배가 물어왔다. "설거지 중이다." "벌써 먹었다고? 네겐 아침밥이 아니라 새벽밥이지?" 헛 하고 진우가 맥 없이 웃었다. 여섯시면 어김없이 두 노인 분들이 아침 식사를 하시니 진우라고 나중에 먹을 수도 없었다. 처음 얼마동안은 그것이 고역이었으나 지금은 밥그릇을 깨끗히 비울 정도가 되었다. "이젠 거의 습관이 되서 괜찮어. 헌데 새벽같이 왠 일이야?" "음 너하고 어디 가볼 데가 있다.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