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에 이를 무렵이어서 TV에서는 연일 산을 오르내리는 행락객을 보여주고 있었다. 놀러 다니기 좋은 계절이었다. 사람들은 낙엽이 지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보려는 듯 단풍을 찾아 산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단풍이 꼭 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도심 속, 양재천변에 산재된 나무들도 제각기 노랗고 붉은 단풍잎으로 산책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정시에 퇴근을 한 조중구는 자신의 주차 자리에 정확히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자신의 차를 한차례 둘러보았다. 지난달 새로 구입한 최신형 아우디 A6였다.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을 만큼 미끈한 새 차였다. 천호동 빌라촌에서 강남의 고급 아파트로 이사를 온 후 조중구가 처음 느낀 것은 이웃의 차들이 엄청 좋구나 하는 것이었다. 거의 보기만 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