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박일주 오일중이 애초에 끈 떨어진 포교들을 불러 모았던 것은 그들의 딱한 사정을 조금이라도 도와주려는 의도였다. 자신 역시 수년간을 포도청 포교로 지내봐서 그들의 배고픔과 고충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본래 포도청의 포교란 종사관 바로 밑의 종 6품인 포도부장을 일컷는 말이었다. 그러나 막상 포도청에 몸담고 있는 그들은 포도부장과는 별개로 겸록부장(兼祿部長)이나 무료부장(無料部將)을 포교라 통칭했다. 그런데 매달 녹미(祿米)가 얼마씩이라도 나오는 겸록부장과는 달리 무료부장은 실상은 품계도 녹미도 없었다. 본래 포교란 게 보기엔 그럴듯해서 붉은 술 달린 전립을 보란 듯이 쓰고 붉으죽죽한 허리끈과 오랏줄을 척 차고 나서면 죄 없는 사람도 찔끔하게 마련이라 제법 위엄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