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가 떠난 후에 용수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오정철은 젓가락으로 식탁을 가볍게 두드리며 실눈을 하고 있었다. 왼쪽에 있는 순태는 턱을 주먹으로 고이고 시선을 아래에 두고 있었다. 건너편에 앉은 유시종이 용수를 향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눈을 찡긋했다.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았다는 것 같았다. 오정철의 젓가락 소리가 멈추었다. 순태가 고개를 들어 좌우를 돌아봤다. 용수와 유시종은 젓가락에 시선이 쏠렸다. "이렇게 된 마당에 별 방법이 없다. 아까 순태가 말한대로 서울 가서 똑같이 하나를 만들어오면 그보다 좋은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없어. 그러니 롯드 남바고 지랄이고 모험을 하는 수밖에 없어. 가까운 도계에 총포사가 있지만 소문이 나면 안 되니까 순태 너는 지금 당장 영월로 가. 그곳 총포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