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설

지하철에서 여자에게 치한으로 몰린 남성이 이 한마디로 문제를 해결하다.

fiction-google 2024. 2. 6.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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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한 남성은 여느 때와 같이 출근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전철에 올랐다. 역시나 전철은 만원이었고 약간씩 흔들리고 있었다. 사방에는 많은 남녀의 사람들이 끼여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어느 순간 한 여성이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남성을 향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전철을 비상 정지 시키려 했으나 플랫폼에 도착할 무렵이었던 관계로 전철의 문은 이윽고 열렸다. 사람들은 놀라 여성을 힐끔거렸고, 모두는 거의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대강 짐작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따가운 시선은 모두 남성으로 쏠리고 있었다.

여성이 돌아서 남성에게 말했다.

“지금 날 만졌잖아요!”

“예? 아닌데요….”

“내려욧. 경찰을 부를 테니까요. 빨리 내려요.”

남성은 할 수 없이 전철에서 내려 플랫폼으로 발을 디뎠다. 이른 아침의 눈부신 햇살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성은 플랫폼에 설치된 역무원 호출 버튼을 신경질적으로 연신 눌러댔고 머지않아 역무원이 그곳으로 달려왔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여성과 남성을 번갈아 보며 몇 몇은 혀를 차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곁눈질을 하며 아무 흥미가 없는 듯 스쳐 지나갔다. 괜시리 바쁜 아침에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종자들이 있다는 것이 언짢은 듯 한 모습들 이었다.

남성은 어정쩡한 모습으로 곤혹스러움이 얼굴에 들어나 있었다. 아니면 황당하다는 얼굴이었는지도 몰랐다. 역무원이 여성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는가 싶더니 기어코 경찰까지 출동하게 되었다.

남성은 아무래도 출근시간에 데지 못할 것 같아 우선 회사로 전화를 넣었다.

“예, 부장님. 지금 전철에서 치한으로 몰려서 경찰이 왔습니다. 조사 끝나는 데로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그 후의 순서는 너무도 당연했다. 자신의 앞에 딱 버티고 선 경찰의 싸늘한 시선이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의 젊은 경찰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자세도 삐딱하게 말을 건넸다. 손에는 작은 수첩과 같은 것이 들려져 있었다. 이른바 신상질문에 쓰이는 인적을 기록하는 노트인 것 같았다.

“지금 솔직하게 인정을 하시면 죄가 가벼워집니다.”

경철은 뭐가 재미있는지 히죽거리며 남성의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유죄판정을 내리고 있었다. 그 웃음은 남성으로서는 구토가 나올 정도의 역겨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런 태도로 보아 젊은 경찰이 얼마나 무능한 인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남성은 일이 왜 이렇게 돌아 가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전철에서 자신은 피해 여성의 그 어떤 부위도 단연코 건드린 기억이 없었다. 한 손은 손잡이를 잡고, 한 손에는 가방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다. 일본의 남성들은 뇌리에 치한으로 몰릴 위험성을 항시 염두에 두고, 또한 십 수년을 회사를 출퇴근 하다 보면 그런 경험을 했다는 동료들도 있고 해서 항시 조심을 하는 편이었다. 재수 없게 걸리면 여성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인 것이다.

남성은 이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드리기로 했다. 그리고 하루에도 몇 번이나 같은 일로 불려다니는 듯, 능숙한 태도로 남성을 범죄자로 모는 삐딱한 경찰을 향해 충격적인 한마디를 날렸다.

“이봐 나는 전철에서 내려서 당신들에게 잡힌 이후로 양손을 일체 씻지 않았어. 그건 이쪽에 있는 역무원 양반이 증인이야. 그러니 내가 만약 진짜 저 여자를 건드렸다면 내 손에서 저 여자 옷의 섬유(纖維) 조직이 나와야 하잖아. 그리고 저 여자의 옷에도 내 피부 조직이 묻어있을 것이고 말이야. 아니면 지문이라도 있는지 감식을 불러 조사하라고.”

그러자 삐딱한 경찰은 자신이 예상한 결과가 아닌 듯 태도를 고치며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예? 아니 그럴 필요까지야… 피해자 증언도 있고 하니까….”

정말로 어의 없는 경찰의 태도에 남성은 화가 치밀어 올라 다시 소리쳤다.

“됐으니까 빨리 감식을 부르란 말이야! 아니면 당신도 증거인멸에 지금 가담하려는 수작이야?”

여기까지 말하자 경찰은 주춤하며 그제서야 귀찮은 듯한 성의 없는 태도로 느릿하게 무전을 들어 감식을 불렀다. 그리고 감식반의 몇 명이 와 양손의 지문을 체취하고 섬유 조직검사를 했다. 여성은 여성 경찰이 별실로 데리고 가 따로 여러 가지 조사를 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 결과 남성의 양 손에서는 여성이 입은 옷의 그 어떤 섬유 조직도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이 사건이 끝나고 수 일 후에나 알게 된 사실이다.

여성의 옷에서도 남성의 지문이나 피부조직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것은 여성이 별실에서 조사를 받고 잠시 후 알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남성은 그 자리에서 무죄 방면 되었다.

하지만 그래서 인지 남성은 말도 안되는 이런 짓을 한 그 여성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리고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한마디를 뱉었다. 치가 떨릴 판이었던 것이다.

“손으로 더듬었다는 옷에서 지문도 피부조직도 나오지 안았다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하지 않아?! ? 사실을 말해보라고.”

그렇게 강하게 여성에게 추궁을 하자, 이미 일이 돌아가는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해 졌고, 자신이 범인이라고 지목했던 남성이 생각 밖으로 호락호락 당하지 않는다는 것에 당황(?)한 것인지 여자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이 없었다.

남성은 다시 경찰을 향해 강하게 항의 했다.

“이 여자 말이야. 과거에도 이런 치한 소동을 벌인적이 있는거 아닙니까? 대부분 지금처럼 진술만으로 끝났을 거 같은데 그래도 경찰에는 기록은 남아있을 것 아닙니까?”

그러자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여성의 얼굴이 노골적으로 시퍼래 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경찰에게 부탁해 여성의 기록을 조회한 결과 금년에만 4월 말까지 10회 이상의 치한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그 중 7건이 지금과 같은 진술이었던 것이다.

남성은 정말 입이 써서 할 말을 잃었다. 하마터면 치한으로 낙인 찍혀 사회생활은 물론 가정까지 파탄이 날 뻔 했던 것을 생각하면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흘렀다.

“이러고도 범죄사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게 당신들 경찰의 무능이 아니고 뭡니까? 요번처럼 매번 피해자 가해자의 의류 검사를 하고, 조직검사를 했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 아니요? 다른 남성 피해자들은 어떻게 책임질꺼요?”

하도 어의가 없어 남성은 결국 경찰의 무능을 탓했다.

“요번 사건은 현경(県警) 감찰실에 보고 할 테니까 알아서들 하시요.”

라고 남성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회사로 가는 전철로 몸을 실었다.

추후 섬유조직검사 결과대로 남성은 모든 혐의가 풀렸고, 여성은 구속까지는 되지 않은 모양이다. 여성은

“직장에서 너무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만….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진술한 모양이지만 아마도 누군가는 다시 피해를 입을 것이다. 왜 이런 것이 형벌을 받지 않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후일담이지만 남성이 회사에 도착해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자 모두가 후련해 하며 열렬한 환대를 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당한 사연도 구구절절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성사원들의 복잡한 감정들이 섞인 표정을 감출 수는 없었다.

남성은 다시 상사에게 불려가 심문(?)을 받았다.

“자네… 정말 확실히 안한거 맞겠지?”

“예. 물론입니다. 경찰이 보증할 겁니다.”

하고 남성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상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남성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럼, 오전 중에 일이 밀렸을 테니 수고하게.”

상사의 방에서 돌아서는 남성의 마음은 이미 오늘의 사건으로 녹초가 되어 있었다. 한 순간의 긴장이 모두 녹아 내려 힘이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결국 일에 치여 퇴근시간을 한참 지난 후에야 밀린 일들이 마무리가 되었다.

역시나 셀러리맨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인가 보다.

 

(본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추행과 같은 신고를 해서 경찰이 오게 되면 만져진 부위나 물건에 대해서 샘플을 체취한다고 합니다. 특별히 요청을 하지 않아도 경찰이 준비를 해서 오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서 경찰과 취조를 하고 물건이나 신체부위에 대해서 샘플을 체취하고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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