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설

파투(破鬪) 14. 폭풍전야(3) 골치아픈 문제

fiction-google 2024. 3. 18.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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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인 8일 밤이었다. 덕배는 원주에 있는 소위 이름도 거창한 과수원 낚시터인 유명우의 본가에 다시 와 있었다. 부평에서 출발했다는 유명우가 오기를 기다리며 덕배는 생각에 잠겼다. 지금 쯤 사북의 사무실에서는 난리가 났으리라. 오늘로써 만 삼일 째 사무실과 진우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날 낮에 점심을 함께 하고 헤어진 진우는 당분간 사무실에 내려오지 않을 터이니 자신의 실종을 모를 것이었다. 그러니 일부러 알릴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칠수와 만기에게 조차 연락을 하지 않았으니 녀석들이 사장의 행방을 알기 위해 얼마나 동분서주하고 있을까? 그러나 자신의 실종을 김기동이 알게 만드는 것으로 신사장과 말을 맞추었기에 역시 귀띔조차 할 수 없었다. 덕배를 납치한 신사장이 미쳐 하우스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단 걸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러지 않아도 김기동은 불법으로 하우스를 운영하느라 정보에 총력을 기우리고 있을 터였다. 김기동인들 하루에 수억이 생기는 그 짓을 하루 이틀 더 해먹고 싶은 욕심이 왜 없겠는가? 그렇게 김기동이 안심하고 있을 때 전광석화 처럼 현장을 접수하려는게 신사장 생각이었다. 덕배는 애초에 김기동이 먹은 돈을 신사장에게 뺏길 의도는 커녕 중간에서 자신이 가로 챌 궁리를 했었다. 또한 그럴 자신도 있었고 인력도 있었다. 그러나 늙은 부모를 생각하면 조그만한 사고라도 이르킬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아버지의 솜씨를 이용해 정당하게 놈들의 돈을 따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로 인해 노인에게 욕만 먹은 것이다. 허긴 그런 생각 자체가 틀려먹은 생각이었다. 더구나 엄마의 수명은 이미 꺼지기 직전의 촛불이 아닌가? 불행한 운명의 엄마도 엄마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을 키워 준 아버지를 생각할 때 더욱 그랬다. 오죽하면 제 몸도 주체를 못하는 진우까지 자신을 질책하고 나섰겠는가? 이제는 친구요 형제 같은 진우를 생각해서라도 주먹을 쓰는 짓은 삼가야 했다. 덕배는 백 번 생각해도 자신의 이런 심경의 변화가 대견했다. 아버지의 말씀대로 주먹으로 이긴들 감옥에 간다면 어찌 이겼다고 하겠는가? 시대는 변하는 것이다. 주먹의 시대는 이미 갔다. 머리로 승부를 해야 했다. 덕배는 이번 일도 액션이 없었던 것을 큰 다행으로 생각했다. 대신 신사장과의 협상의 결과로 태백과 사북 일대의 캐시콜 사업장을 전부 양도 받기로 했으니 그것만 해도 큰 수확이 아닌가.

"동생, 저녁은 먹었는가?"

유명우가 이층 자신의 방을 들어서며 묻는 말이었다. 생각에 잠겨 밖에 유명우의 차가 도착한 것을 몰랐던 것이다.

", 형님 오셨어요? 뭘 좀 생각하느라 형님이 오시는 것도 몰랐네요."

"그래 이곳이 불편하진 않았나?"

"불편이라니요? 이렇게 편하게 있는 것도 처음인데다 누님의 음식 솜씨도 좋으셔서..."

"그렇다니 다행이군. 헌데 말이야. 자네 이진우란 친구가 있나?"

"? 진우요? 진우가 왜요?"

", 그 진우란 친구가 글쎄 미자에게 오늘 오전에 전화를 했었다네."

" 뭐라구요? 진우가 미자씨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구요?"

"그 친구가 자네의 실종을 알고 CCTV에서 미자가 타고 갔던 차번호와 사진을 가지고 알아낸 것 같아. 헌데 차는 야쿠자 애들 차였고 미자 얼굴을 아는 사람이 어디 흔한가? 그런데도 단 이틀만에 미자의 핸드폰 번호까지 알아냈으니 그 친구도 보통이 넘나 봐."

덕배는 의외의 사태에 약간 당황했다. 첫째 이번 일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 진우가 자신의 실종을 알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진우에게 그런 재주가 있으리란 생각은 못했던 것이다. 셋째는 설혹 그런 재주가 있다 해도 소극적인 성격의 진우가 조직 세계까지 뛰어들어 적극성을 띄고 알아본 다는 것은 놀랄 일이었다.

"그래서요? 미자씨가 뭐라고 했답니까?"

", 태백에서 함께 술을 마신 후 그날 밤에 헤어졌다고 했다더군."

"어쩌면 오히려 잘 됐군요. 제 실종 소식이 김기동의 귀에 빨리들어 갈 테니까요."

"친구에게만은 안심하라고 귀뜸을 해주지 그래?"

"아닙니다. 이틀 후면 자동으로 다 해결 날 터인데 신사장과 약속한 일인데 굳이 몰래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덕배는 진우의 심성을 믿었다. 자신의 실종을 아버지에게만은 알리지 않았으리란 걸. 불확실한 일로 함부로 노인들을 걱정시킬 녀석이 아닌 것이다. 늙으신 부모만 모르고 계신다면 진우야 이틀을 더 못 참겠는가? 어쨋던 진우가 자신의 문제로 애태울 것을 생각하니 딱하긴 했다.

"헌데 말이야. 김기동의 그 엄청난 돈을 고스란히 신동규 그놈에게 양보한 건 자네 쪽에 지나친 손해가 아닐까?"

"아니지요. 태백 일대에 벌여놓은 신사장 사업장이 몇 갠데요? 반값만 쳐 주기로 했으니 저로선 그것만도 엄청난 수익입니다. 물론 조직에 반은 들어갑니다만..."

"그래도 김기동의 돈은 사실 눈먼 돈인데 어떻게 좀 먹을 길이 없을까? 사실 자네에게만 하는 말이지만 캐시콜에서 빌린 15억의 이자가 만만치 않아서 요즘 죽을 지경이거든."

"? 캐시콜 놈들에게 15억이나 빌렸다고요?"

"건설사를 인수할 때 돈이 모자라서 할 수없이 빌리긴 했는데....사실 철규 남매가 자네 건을 맡은 것도 일부나마 그놈들 돈을 갚기 위해서였네."

"그건 저도 들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지요? 어차피 신동규가 접수한 돈은 캐시콜로 들어갈 테니까 그 돈을 형님이 따서 다시 캐시콜에 갚는 것으로요. 그건 신사장과의 약속을 깨는 것도 아니거든요. 나만 그 돈에 손을 안 대기로 한 거니까요."

유명우의 귀가 솔깃할 말이었다. 유명우가 덕배 앞으로 좀 더 다가앉았다.

"그러면 좋겠지만 딸 재간이 있어야지. 아차하면 밑천까지 날릴 텐데?"

"아닙니다. 하우스의 생리를 알면 딸 수도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형님의 은혜를 보답하려든 차였으니 방법을 아르켜 드리지요. 헌데 얼굴이 알려진 형님이 어떻게 갑니까? 다른 사람을 보내야지요?"

"아니야. 나라고 카지노나 하우스에서 게임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내일이나 모레    철규 남매랑 셋이서 같이 가려네."

"? 미자씨까지 말입니까? 여잔데요?"

", 여잔 게임도 못하나? 방법만 알려주게. 욕심 안 부릴 테니. 셋이 가야 단 시간에 따고 빠질 것 아닌가? 더도 말고 놈들의 빚을 갚을 만큼만 따게 해주게."

"미자씨가 간다면 저도 같이 가죠. 가면서 차에서 세 분에게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지요."

"자넨 미자 얘기만 나오면 눈빛부터 달라지는군. 미자도 자네 얘기만 나오면 생글생글 웃더구먼. 그새 둘이 무슨 일이 있었나?"

"에이 형님도. 그럴 리가요."

"아니야, 이번에 이런 일도 어찌보면 연분일세. 내가 화끈하게 중매를 서지."

"원 형님도...."

"싫단 말은 없군. 그럼 됐어."



진우를 찾아 나선 김기동과 천태종은 수미를 앞세워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사방을 살펴보았다.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진우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수미뿐이라 도무지 누가 누군지 알길이 없었다.

"배만 곯았군, 태종아 다시 가서 밥이나 먹자."

그들이 실망을 안고 밥 차로 돌아오자 덕숙이와 말자가 그들의 표정을 보고 일이 그릇된 것을 알았다.

"틀림없이 그 자가 다시 올 거야. 그러니까 이진우가 나타나면 내게 알려요. 내 현상금으로 백만 원을 줄 테니까. 알았소? 제수씨?"

김기동의 말에 덕숙이와 말자가 환호했다. 그러나 양심이 찔린 수미는 좋아라 할 수가 없었다. 무엇 때문에 김기동이 진우를 쫓는지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말자가 새로 퍼 준 설렁탕을 김기동의 탁자에 갖다놓은 수미가 다시 천막을 나섰다.

"어이, 태종이, 이제껏 잘 숨어 있던 이진우가 갑자기 여긴 왜 나타났다고 생각 하냐?"

"글쎄요? 제 놈에겐 여기가 호랑이 굴인 줄 알 텐데 말입니다."

"내 말이 그 말이야. 그동안 곽덕배의 등 뒤에서 잘 숨어 있던 놈이 여기까지 나타났을 때는 보통일은 아닐 거야. 그렇다고 게임을 하려던 것도 아니고 말이야."

"...혹시 말입니다 형님, 곽덕배에게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아니요. 낮에 광수가 읍내에 나갔다가 우연히 식당주인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입니다. 곽덕배가 며칠째 밥 먹으로 오질 않자 식당 주인이 사무실로 찾아가 봤답니다."

"그게 뭐 잘못됐나?"

"그게 아니라 사무실에 가니까 직원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데 우리 사장님이 본사에 온 적이 있느니 없느니 하드랍니다. 가만히 보니까 분위기도 이상하구요. 사무실에 곽덕배도 없고 말입니다. 이거 뭔가 냄새가 나잖아요?"

"가만, 너 지금 본사에 너와 제일 가까운 놈에게 전화 해 봐."

"해서요?"

"며칠 전에 본사에서 신사장 패에게 지원을 나간 적이 있나 물어 봐. 어서."

천태종이 전화를 하는 사이 김기동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사태를 파악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이진우의 등장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직은 알 수가 없었다.

"형님, 빅뉴습니다. ."

천태종이 흥분에 얼룩진 얼굴로 김기동에게로 다가 왔다.

"신사장이 곽덕배를 납치했답니다. 삼일 전에 말입니다. 오정철이 본사에 위탁되어 있던 심복 모두를 불러가더니 아직 오지 않았답니다. 지금도 신회장의 안가 어딘가에 모여 있다니 이게 빅뉴스가 아니겠습니까?"

"가만, 너무 흥분하질 말어. 삼일 전이면 5일인데 누가 내려와서 곽덕배를 제압해서 데려갔다는 거야? 신사장패가 직접 했을 리는 없고... 이거 도대체 좀 수상하잖아?"

"야쿠자를 써서 미인계로 유인했다니 믿을 만 하잖습니까?"

"그래? 그건 그럴 듯 하구만. 미인 앞에 성인군자가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진우란 놈이 곽덕배를 혹시 우리가 납치한 것이 아닌가하고 동정을 살피러 왔었군, "

"형님 추리가 틀림없습니다. 이젠 며칠은 안심하고 할 수가 있게됐습니다. 형님,"

"아니지 이럴 때 일수록 조심해야 돼. 욕심은 금물이니까. 애초의 계획대로 딱 열흘만 할 거야."

"? 15일 간이 아니고요? 저한테는 보름 동안이라고 하셨잖습니까?"

그제야 김기동은 자신이 큰 실언을 한 것을 알았다. 애초에 10일간의 수익을 챙겨 혼자 도주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던 것이다. 이놈이 눈치를 챘을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김기동은 또 한 번 번개같이 머리를 굴렸다.

", 필리핀에는 너와 나만 가야지. 안그래?"

"? 아 예, 그렇지요. 그렇고말고요. 그럼 내일 모레로 알겠습니다."

"그렇게 준비 하라고."

차라리 잘 된 일인지 몰랐다. 수십억의 돈 가방이 혼자서는 버겁다고 느끼던 차였던 것이다. 물론 공항에서 한화를 넘기고 현지에서 달러를 받겠지만 우선 한도 만큼은 외화로 교환해 가는 것이 유리했다. 그러니 외화로 바꾸는 것부터 반출까지 혼자보다 둘이서 가져가는 돈의 액수가 두 배로 많을 것 아닌가? 필리핀에 도착만 하면 천태종을 없애는 것쯤은 몇천 달러만 주면 감쪽같이 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다음 날인 9일 진우가 눈을 떠 시계를 보았을 때는 거의 정오에 가까운 1145분이었다. 덕배의 행방을 쫓는 데는 별 도움도 못되는 근심과 걱정을 하느라 거의 아침이 되어서 그만 깜박 잠이든 탓이다. 난로는 꺼진지 오래라 자리에서 일어나니 몹시 추웠다. 서둘러 땔감을 가져다 불부터 피웠다. 내친김에 밥을 지어 아침 겸 점심으로 때우고 나니 오후 한 시가 지나고 있었다. 칠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지 않아도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서리던 참입니다. 전화로 말씀 드리긴 뭣하니까 형님이 사무실로 좀 오시지요."

칠수의 말이었다. 진우는 서둘러 산을 내려가는 한편 택시기사 진태에게 전화로 산 아랫 동네로 와 줄 것을 부탁했다. 진우가 산을 내려가는 시간이 있으니 택시가 어디서 출발하든 올 수 있을 것이었다. 진우는 칠수의 말을 곱씹으며 달렸다. 무슨 내용이기에 전화로 말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일까? 발길에 익은 산길을 진우가 날아가듯 뛰어 내려갔건만 산 밑에는 벌써 택시가 먼저 와 있었다.

"빨리 왔구나.

"마침 카지노 손님을 태워서 사북에 있었거든요."

"요즘은 하우스 쪽에 사람들이 더 몰린다며?"

"그럴리가 있나요? 거기야 전문 꾼들이나 큰손들이 노는 곳이잖아요. 일반인들은 거기 하우스가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몰라요. 허지만 카지노는 전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손님의 절반은 호기심이나 구경삼아 오는 사람들이래요."

얼마 후 택시가 읍내로 들어서자 길가의 은행 부스를 본 진우가 차를 세우게 했다. 어제 설렁탕 값으로 낸 돈이 마지막이었던 것이다. 지난 여름 이곳에 온 후 진우가 쓴 돈이래야 얼마되지 않는 택시비 뿐이었다. 덕배와 그의 아버지가 있어 돈이 필요치도 않았었다. 진우는 카드에 남은 자신의 전 재산을 찾기로 했다. 만 원권 서른네 장. 340,000원이 다였다. 덕배의 사무실에 도착한 진우는 좌석에 슬그머니 십만원을 놓고 내렸다. 진태가 막무가내로 손을 저었지만 진우도 마찬가지였다.

"형님, 일이 좀 묘합니다."

사무실에 들어선 진우에게 칠수가 한 말이었다. 만기는 손님과 테이블에서 상담 중이었다. 할 수 없이 둘은 덕배가 쓰는 사장실에 들어가 앉았다.

"그래 어찌되었다는 얘기야?"

"그게 말입니다. 사실 이곳에선 더 알아 볼 곳이 없어 아는놈을 통해 몇 다리 건너 부평의 찐드기파의 동정을 알아봤거든요. 헌데 어제 그저께 강남에 출동한 패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출동한 곳을 알아봤더니 글쎄..."

일단 말을 끊은 칠수가 진우를 바라보는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솔직히 말씀드리는 것이 낫겠습니다. 송파의 풍천 빌딩이었습니다."

"풍천 빌딩? 거긴 뭐하는 곳인데?"

"......신사장 사무실입니다."

칠수의 말이 끝나는 순간 가슴속의 무언가가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든 진우는 동시에 아, 이젠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들었다. 기어이 걱정하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어제 통화했던 그 여자에게 걸린 덕배가 적의 수중에 떨어진 것이다. 패한 신사장이 이곳의 사업장을 되찾기 위해 찐드기 파를 이용해 덕배를 납치한 것이다. 과연 지금쯤 덕배는 그놈들의 손에서 무사할까? 진우는 영화에서 본 조폭들의 잔인한 장면이 떠올랐다. 진우는 한마디의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사무실을 나와 산으로 돌아가는 길을 따라 그냥 걸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 세상의 모든 소리마저 사라진 듯 귓가에 들리는 소리도 없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정신없이 걸어가는 진우 옆으로 자동차 한 대가 급히 섰다.

"형님, 이 차 타세요."

옆에 자동차가 선 것도 몰랐던 진우가 정신이 들어 돌아보니 구본웅이었다.

"왠 일이냐?"

"어디 갔다가 사무실에 들어가니 칠수 형이 얼른 이쪽으로 가보라더군요. 형님이 걸어서 가셨다구요. , 택시라도 타시지 왜 걸어서 가십니까?"

"넌 아직 소식을 못 들었나보구나?"

"아 그거요? 그러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누굴 좀 만나러 갔다 오는 길입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사장님은 어쩌면 무사할 겁니다."

"? 무사?"

", 찐드기파 회장인 유명우가 카지노에 떳다는 정보에 가서 봤더니 따라 온 졸개 중에 제가 아는 놈이 있어 은근슬쩍 건드려 봤습니다. 그랬더니 우리 사장님은 멀쩡하답니다."

"멀쩡 하다니?"

"어쨋던 더 이상은 죽어도 말을 못한답니다. 무조건 멀쩡하다는 것만 믿으래요."

이런 말도 위안이 되는 것일까? 진우는 막연한 가운데 또 작은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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