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인가 문득 과거에 같은 일을 했던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우주와 시간이 영원히 반복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1. 우주와 시간은 반복된다.
탄생이래 우주는 가속도적으로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국 한계에 다다랐을 때 수축을 시작할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수 조년에 걸쳐서 무한소(infinitesimal)점에 까지 수축하면 이번에는 다시 빅뱅을 일으켜 우주가 창조된다고 합니다. 영국 잡지 ‘Express’의 기사에 따르면 이것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같은 일의 반복이라고도 합니다. 원래 있던 우주와 별반 차이 없이 우주는 팽창하고 엔트로피가 확산하기 때문입니다. 즉, 완전히 같은 역사가 영원히 반복된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한 물리학자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주의 사이클은 무한히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시작과 끝은 의미가 없다.’ 또한 빅뱅 이전의 우주는 우리 우주와 완전히 같았다고 독자적인 이론을 내놓고 있습니다. 수축에 따른 우주의 붕괴 후에 일어난다는 반발 ‘빅뱅’ 전에는, 모든 특징이 동일하며 동일 운동방정식에 따라서 우주가 개벽하고 같은 진화의 길을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주는 무한히 순환한다는 우주론은 일반적으로 ‘사이클릭 우주론’ 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우주에 시작도 끝도 없다는 것이 어딘가 야릇한 느낌도 들지만, 절대적인 스타트지점을 상정함으로써 난점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 만은 확실합니다. 창조자라는 최고존재를 일절 내세울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2. 사이클릭 우주론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우주가 순환한다는 아이디어는 역시 이해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순환한다고는 해도 이 순환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사이클이 무한히 일어나는 점에서 모든 시작과 끝이 의미를 상실한다’라고는 단언하지만 도저히 납득 할 만한 설명이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무한’ 이라는 단어에 있는 것 같습니다. 철학자 엠마뉴엘 칸트는 ‘우주에 시간적인 시작이 있다’는 것과 ‘우주에 시간적인 시작이 없다’는 서로 모순되기 때문에, 인간의 한정된 능력으로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이 의론에서의 키워드야말로 ‘무한’ 인 것입니다. 칸트의 논증의 상세는 생략하겠지만 간단히 말하면, 유한한 우리는 ‘무한’을 충분히 인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한히 순환된다는 아이디어는 어딘지 모를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처음 말했던 ‘언듯 과거에 같은 일을 했던 것 같은 느낌’ 즉, 데쟈뷰의 경험은 우리가 완전히 같은 일들을 지금까지 무한대로 행하고 있고 그 데이터가 이어져오는 것이라는 증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유한한 물질의 조합들이 무한한 시간 속에서 반복 되어진다면 우리는 같은 생을 무한히 반복한다는 니체에 가까울 것입니다. 우리의 생이 무한한 것이라면 죽음 또한 그 중 한 단계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