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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IT취업하면 진짜로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fiction-google 2024. 2. 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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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해외에 대한 부푼 꿈을 가지고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 중 진입장벽이 가장 낮다는 일본은 만만한 상대로 여겨지곤 한다. 일본이 호황이다 취업이 잘 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그리 사실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2018년 현재 일본 내부 분위기는 경제적으로 침울한 상태에 놓여있다. 취업률이 좋아 보이는 것은 일본의 취업 시스템이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인 점을 꼽을 수 있다.

일본 젊은이들의 취업 시스템은 여자고 남자고 군대라는 변수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기 1년 정도 전에 정해진다. 우리와는 다르게 각 대학으로 리쿠르트를 모집하는 회사들이 찾아가며 취업 설명회를 개최하고 졸업 전까지는 될 놈은 다 내정된다. 그리고 여기서 취업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한 단계 아래의 중소기업에 대부분 취직을 하게 되거나 파견직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우리나라와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은 일본은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대기업에 내정이 되지 않으면 평생 대기업의 문턱을 넘을 기회가 사실상 상실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대 후반에라도 자신의 스펙을 쌓아서 삼성 같은 기업에 원서를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대기업은 그리 포용적이지 않다. 대단히 폐쇄적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IT는 대기업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그리고 IT기술자라고 해서 모두가 컴퓨터 공학이나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어중이 떠중이가 다 모여드는 곳이다.

일본의 기업 문화는 잔챙이를 데려다가 시간을 들여서 키워가는 시스템이고 특히 컴퓨터 분야는 생긴지가 얼마 안되어 그 경향이 더 뚜렷하다. 그래서 대부분 젊은 사람을 선호한다.

하지만 일본인들도 IT쪽이 잔업이 많고 변화가 무쌍하여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당수는 그 업계를 5년 안에 떠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사설이 길어 졌지만 그러면 일본으로 취업을 하면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한국기업, 일본기업

일본에 IT로 취업을 하게 되는 경우는 한국 사람이 사장인 파견기업과 일본의 정식 중소기업, 그리고 일본의 파견기업이 될 것이다.

 

-한국기업, 한국의 많은 국비지원 일본취업 프로그램이나 대학교의 일본 취업교육을 이수하고 국내에서 면접을 보게 되면 대부분 한국 파견회사로 내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한국 회사들은 일본 내에서 작은 사무실을 임대하고 보통 10~20평 규모의 사무실에 책상과 컴퓨터만 존재한다. 왜냐하면 파견회사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사무실에 있을 경우는 일 없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일 때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 회사에서 면접시 보는 기준은 일단 일본어와 IT기술이다. 하지만 IT보다는 우선적으로 일본어가 잘 되는 사람을 먼저 뽑아준다. 왜냐하면 일본어가 되어야 일본 회사와의 면접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일본 파견 회사에 취업이 되면 약 한 달간은 그 사람의 일본어를 테스트 해보고 IT관련 과제를 준다. 일종의 실무교육인데 간혹 쉬는 선배가 있으면 교육을 해 주거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실무에 나가 보지 않으면 크게 실감이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수시로 면접이 들어 오는데 보통은 작은 커피숍에서 상대 회사의 면접관을 만나게 되고 인터뷰를 하게 된다. 혹은 그 회사로 찾아가 면접실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일본어로 자기 소개와 직무이력 등 자신의 스킬을 어필하여야 하며, 여기서 떨어지면 다시 파견 사무실에서 대기하여야 한다. 한국 교육기관에서 바로 취업을 한 사람들은 당연히 이력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보통 2년 정도의 거짓 프로필을 작성해서 암기하도록 강요 받는다.

면접관은 직무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이런 일을 해 보았냐고 물어 보는데 많은 경우 어떤 공정까지 해 보았냐는 확인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나중에 설명할 것이지만 시스템 엔지니어로 들어가면 기본설계부터 상세설계, 테스트사양서를 거쳐 프로그램 국소테스트와 결합테스트, 운용테스트까지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그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는 언어와 프레임워크에 대한 경험을 확인한다.

일본어가 안되고 실무 경력이 없으면 사실상 잘 뽑히지 못하고 만약 들어가더라도 일은 거의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일본 회사의 특성상 수 많은 문서를 읽고 스스로 판독하여 실무를 진행하여야 하는데 그것이 안되면 장님이 컴퓨터를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입의 경우 한국인 선임을 따라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기업, 일본기업에 입사를 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일본어가 된다는 말일 것이다. 입사를 하면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인사하는 교육을 시킨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반복하게 되는 것은 자기소개이다.

일본 회사의 경우도 파견회사의 경우 한국의 파견회사의 구조와 거의 같다. 일본 중소기업의 경우 수주를 딴 회사로 파견을 나가서 일하는 경우도 있으며 시시한 일인 경우 청부업무로 자신의 회사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

IT가 파견이 많은 이유는 바로 ‘보안’ 때문이다. 소스코드를 빼돌리거나 문서가 유출되면 수 십 억대의 소송이 걸리곤 하여 파견회사가 한 번에 망하기도 한다.

일본 회사에 무경력직으로 입사를 하게 되면 3주간은 회사의 분위기를 익히고 강도가 약한 프로그램 테스트 업무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일본의 법으로 3주간은 사람을 써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짤라도 되기 때문이며 여간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은 짤리지 않는다. 외국인의 경우 일본어가 약하면 주구장창 몇 년이고 프로그램 테스트만 하게 되기도 한다.

 

*업무

 

-요건정의

SE가 살아남는 방법은 요건정의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클라이언트로부터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며 어떤 기능이 필요하며 어떤 환경에서 얼마의 예산으로 규모는 이렇고 하는 식의 협의를 하는 일이다.

이것은 거의 100% 일본인이 하며 외국인에게 잘 맡기지 않는다. 그만큼 책임감이 필요하며 말 한마디로 고객을 잃을 수도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일본인 SE라면 35세 전후로 이런 일을 하게 된다. 이 때의 연봉이 약 8천만원 정도 된다.

 

-기본설계

기본 설계는 프로그램의 기본적인 큰 틀을 잡는 문서를 만드는 일이다. 프로그래밍의 지식은 거의 없어도 되며 기본적인 기능과 구조를 문서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기본 설계는 거의 일본인의 영역이지만 경력이 좀 되는 외국인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어가 능통해야 하며 설계 후에 꼭 일본인에게 확인을 받아야 한다.

기본 설계는 요건정의에 파악된 기능들의 내부적인 특이 사항들이 반영되어지므로 요건 정의를 확실히 파악해야 하며, 리더와 수시로 상담을 하면서 진행된다.

 

-상세설계

어떤 언어, 어떤 방식으로 실현화 시킬지가 논의 되며 일 중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

SE라면 기본적으로 이 상세사양서를 작성하는 일부터 시작하게 된다. 화면의 디자인부터 프로그래밍의 절차와 각 항목의 이름, 연관성 등 전체적인 세부 사항을 프로그래밍 언어 특성까지 고려하여 문서로 작성하는 강도 높은 일이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잔업을 필수적으로 하게 된다. 일본어가 중요한 것은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상사와 논의를 하며 설계를 잡아가야 하기 때문에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가 안되면 이 작업에 참여할 수 없다.

 

-프로그래밍

상세사양서를 보고 각 언어로 프로그래밍을 실현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화면 디자인을 만들고 프로그래머는 상세사양서에 따라 코딩을 하게 된다. 상세사양서에는 각 문자의 숫자에서부터 항목의 이름까지 정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회사에 따라서 천차 만별이다.

모든 것이 기록된 문서도 있으며 대충 글로 몇 줄 써논 경우도 있다. 프로젝트의 중요도와 규모에 따라서 많이 다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업무를 이해하고 끊임없이 업무 담당자에게 질문과 확인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설계 자체가 틀린 경우가 많아서 말도 안되는 경우도 많다. 데이터베이스의 설계가 틀린 경우도 있으며 화면 항목이나 기능이 잘못된 경우도 많다. 이것을 찾아서 고쳐야 하는 것 또한 SE가 할 일이다.

 

-국소테스트

일명 단타이 테스트라고 하며, 코딩한 각 모듈별로 예상한 값이 도출되는지 테스트 하게 된다. 먼저 이것을 위해서 단타이 테스트 사양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것은 각 예상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테스트 항목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항목에 숫자를 입력하고 입력버튼을 누르면 어떤 결과가 되는지 OK가 되는지 에러가 나는지 어떤 에러가 나는지 정상인지 이상인지 모두 기술하는 테스트 항목을 만드는 일이다. 이것은 중노동 이지만 한국에서 초짜로 오게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 노가다 일거리이다.

실제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것이 이 테스트 사양서 작성과 테스트 일거리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술이 없어도 단순노동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합테스트

국소테스트가 끝나고 별 이상이 없으면 모든 프로그램을 서버에 올려서 한 번 잘 되는지 시험을 해 본다. 이 과정도 단타이 테스트 때와 같이 결합 테스트 사양서를 만들어 각 항목을 시험한다. 이 때에도 외국인이 많이 참여 하곤 한다.

 

-운용 테스트

이 과장이 사실은 대단히 의미가 있고 중요한 과장이다.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이 과정에 들어서면 파견나갔던 외국인들은 모두 계약해지 된다. 이 과정의 특히 중책을 맡았던 사람이 아니라면 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파견을 나간다는 것은 모든 잡무를 맡게 된다는 말이다. 경력이 될 만한 무언가 특별한 스킬 또는 스펙이 쌓이길 바라는 것은 금물이다. 장기적으로 스펙을 쌓기에는 한국이 훨씬 유리하다.

취업센터에서 프로그래밍으로 특정 언어를 배우고 그것을 살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일본은 선택지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파견은 언어를 선택 해서는 그 폭이 너무 좁아진다. 업무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고 프로그래밍 언어는 그 다음이다.

자바, C, 코볼, 델파이, PHP 어떤 것이건 안건이 있으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언어는 금새 적응이 된다. 왜냐하면 한국인이 들어가게 되는 분야는 대부분 초기 신개발 쪽이 아니라 보수나 기능추가 업무가 많아서 기존의 코드를 보고 파악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나마 아주 코어적인 부분이나 까다로운 기능은 일본인 팀이나 서양 쪽 회사에서 만들어다 준다.

 

*돈벌이

IT는 웹디자이너, 프로그램머, 제어계(쿠미코미), 게임 등으로 나뉘어 진다. 보통 웹 디자이너는 초봉 2000~2800만원 정도가 되며, 프로그래머는 1800~3800만원 정도, 제어계는 2500~5000만원 정도, 게임 쪽은 1800~4000만원 정도로 어떤 회사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다르다. 프로그래머의 경우 25살에 한국계 파견회사에 들어 간다면 4대보험포함 월 250만원 정도 받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함정은 나이가 들어도 연봉이 그리 많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말 했듯이 돈이 되는 직책은 일본인의 전유물로 외국인에게 잘 넘기지 않으며 또한 회사에서 잔업을 하더라도 끼리끼리 해먹는 일본인 특유의 공유감이 있어서 단 것은 자기들끼리 거의 해먹는 분위기 이다.

IT 파견으로 일본에 올 경우 한 직장에 짧게는 3개월에서 1, 길게는 2년 정도로 여기저기를 떠돌게 된다. 파견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간혹 후쿠오가, 나고야, 오사카, 시즈오카 쪽으로 파견을 가야 하는 일도 생긴다.

일본의 생활비는 먹고 살기만 한다면 그리 한국과 차이가 나지 않지만, 집이 월세이고 교통비가 한국의 2~5배에 달한다. 결국은 한국에서 월 150만원을 버나 일본에서 250만원을 버나 생활의 질은 같거나 한국이 우위이다.

일본은 모든 사람이 타인에 대해서 별 관심을 가지지 않고 내버려 두기 때문에 혼자서 지내기를 좋아하고 외로움이 없으면서 스스로의 취미생활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더 좋을 것이다. 공기도 좋고 볼 것도 많고 공원도 흔하며 관광지도 많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일본은 외국인이 돈벌이를 하기에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며 막연한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일본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일본어를 철저히 익히기를 권한다. 직장에서 일본어가 안되면 어린아이 취급을 받기 쉽고 깔보이게 된다. 선택은 언제나 본인 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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