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시계와 관련이 있는 신경전달 물질 멜라토닌은 졸려움을 일게하는 작용을 하는 수면물질인데 놀랍게도 노화와 암을 막기위한 작용도 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신경내분비학자인 피에르파리오 박사팀은 이런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인간으로 치자면 50세 정도에 해당하는 15개월 정도의 쥐를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야간에 한쪽 그룹에는 멜라토닌이 들어간 물을 주고, 다른 한쪽 그룹에는 보통 물을 주었다. 그러자 보통 물을 마신 쥐의 평균 생존일수가 715일 이었던 것에 비해서 멜라토닌이 들어간 물을 마신 쥐의 평균 생존일수는 853일로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멜라토닌이 들어간 물을 마신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서 수명이 20퍼센트나 늘어난 것이다.
5개월 된 어린 쥐와 19개월 된 늙은 쥐로 같은 실험을 해 보아도 멜라토닌이 들어간 물을 마신 쥐 쪽이 수명이 더 길었다. 게다가 멜라토닌이 들어간 물을 마신 쥐는 나이가 들어도 털빛이 좋고 체력이나 근력도 떨어지지 않았으며 면역력이나 성기능 등도 연령에 비해서 젊어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 실험결과가 발표되자 이제까지 불면증이나 시차 적응약 정도로 알려졌던 멜라토닌이 ‘불로장수의 호르몬’으로서 각광을 받게되어 미국에서 대 히트를 치게된다. 그런데 멜라토닌은 도대체 어떻게 쥐의 노화를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일까?
피에르파리오 박사는 노화를 관장하는 체내시계가 송과체에 있으며 그것이 멜라토닌에 의해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멜라토닌을 충분히 보충시킴으로서 젊었을 때와 같은 양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추후 이 가설에 대해서 텍사스 대학교의 럿셀 박사팀은 멜라토닌이 항산화물질로 작용하며 세포에 대미지를 입히는 활성산소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한다.
활성산소는 노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의심받고 있으며 암이나 백혈병 등의 원인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발암물질이나 방사선은 활성산소를 생성함으로 이것이 암이나 백혈병을 일으키는 것이 원천이 아닐까 강하게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러셀박사팀은 멜라토닌을 주사한 쥐와 아무것도 주사하지 않은 쥐에게 대량의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사프롤이라는 발암물질을 주사해 보았다. 그러자 멜라토닌을 주사하지 않은 쥐의 간 세포 DNA은 심각한 대미지를 입었지만, 멜라토닌을 주사했던 쥐는 멜라토닌을 주사하지 않았던 쥐에 비해 100분의 1 정도 밖에는 DNA에 손상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인간으로부터 채취한 백혈구의 한편에 멜라토닌을 주입하고 다른 한편에는 멜라토닌을 주입하지 않고 방사선을 쪼이게 하는 실험을 해 보았더니 멜라토닌에 강력한 방사선 방어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실험으로 멜라토닌이 항산화물질로서 작용하며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아 노화를 방지하는 물질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