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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냅틱 태깅으로 트라우마를 봉인할 수 있다!?

fiction-google 2024. 3. 1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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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잊고 싶은 기억들. 몸서리치게 끔찍했던 기억들은 트라우마가 되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러면 그럴수록 기억은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선명하게 각인되는 것이다.

그런 악순환은 실제로 머릿속에서 일어난다.

기억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다시 떠올리지 않게 하려면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시냅틱 태깅 가설

유명한 실험으로 ‘파블로프의 개’라는 것이 있다. 먹이를 줄 때 매번 종소리를 들려주면, 얼마안가 종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개는 먹이를 떠올려 침을 흘리게 된다는 조건반사를 증명한 연구이다.

 

1902년에 실시된 파블로프 박사의 이 실험은 상당히 옛날의 이야기이지만, 최근에 이와 유사한 연구가 진행 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파블로프의 개에서의 종소리를 ‘부수적기억’으로, 먹이를 먹은 체험을 떠올리는 것을 ‘연상(連想)기억’으로 정의해서 새로운 학술연구로 발전시켰다.

종소리라고 하는 부수적기억이 방아쇠가 되어, 맛있는 먹이를 먹은 체험인 연상기억을 되살린다는 것이 간략한 설명이다.

미국 콜롬비아 메디컬센터와 캐나다 메길대학교의 합동연구팀은 군소(식용 달팽이)를 사용한 실험에서, 이 부수적기억과 연상기억은 양쪽 모두 같은 시넵스를 통해서 정착되는 것이지만, 완전히 다른 프로세스로 처리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메커니즘이야 말로 심적외상후 스트레스장해(PTSD)에 유효한 의약적 치료법을 찾아내는 길로 연결되기 때문에 주목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견해로는, 트라우마의 체험은 다양한 뇌신경상에서 모두 같은 메커니즘으로 뭉쳐서 기억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개별적인 기억을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요번의 ‘시냅틱 태깅 가설’에서는 트라우마가 될만한 강렬한 체험에는 그와 연관된 ‘표식’이 달리게 되고 그로 인해 보다 떠올리기 쉬워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되어 장기기억으로 보다 선명히 기억되고, PTSD 등의 증상으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바로 이 ‘표식’이야 말로 부수적기억인 것이다.



*우체통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트라우마의 기억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갔을 때 처음 방문하는 어떤 거리에서 ‘치안이 좋지 않으니 여행자는 들어가지 말도록 하자’라고 여행 책자에 쓰여진 충고를 무시하고 호기심에 못 이겨 그 구역으로 들어섰다고 쳐보자.

원래대로 큰 길로 갔었더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을, 당신은 궂이 목적지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만 같은 어둑어둑한 뒷길을 택했다. 여행 중 지금껏 아무 일도 없었으므로 경계심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뒷골목으로 발을 디딘 순간, 당신은 무법자들에 둘러싸여 금품을 강탈당하는 경험을 하게된다.

무법자들에게 금품을 강탈당하는 사이 가까이 있던 우체통의 존재를 확실히 기억하게 되었을 경우, 당신은 귀국을 해서도 ‘우체통’을 보게 될 때면 그때의 두려운 경험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우체통의 기억이 부수적기억이다.

 

이 부수적기억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의 나쁜 기억이 보다 빈번하게 불려지게 되고, 기억이 강화됨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트라우마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수적기억을 봉인할 수 있다면 트라우마가 되는 강렬한 경험을 몇 번씩이나 떠올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과연 이 부수적기억은 뇌에서 없앨 수 있는 것일까?



*특정 단백질 생산을 억제하면 기억을 ‘봉인’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군소의 두 개의 지각뉴런을 한 개의 운동 뉴런과 접속시켰다.

지각뉴런A는 트라우마가 될 만한 강렬한 체험인 연상기억을 나타내며, 지각뉴런B는 그 기억을 떠올리는 방아쇠가 되는 부수적기억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 세 개의 뉴런이 각각의 연결을 강화하기 위해 두 가지 다른 단백질을 분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각뉴런A는 ‘PKM Apl III’, 지각뉴런B는 ‘PKM Apl I’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PKM Apl I’의 분비를 억제하면 부수적기억을 잠들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된다. 정확히 말해 기억을 없앨 수는 없지만, 약물을 투여 함으로서 특정의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하면 기억을 ‘봉인’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요번 실험은 군소의 신경세포를 사용하는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에 이것을 인간의 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어 인간의 뇌 기능에 지장으로 초래하지 않으면서 특정 기억만을 봉인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다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루빨리 연구가 진척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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