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과 운명의 상관관계
아마도 혈액형만큼 성격과 연관되어 많이 입에 오르는 것은 없을 것이다. 혼란스럽기도 하고 알쏭달쏭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응? 좀 맞는 것도 같은데…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혈액형이란게 무엇이길래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단 말인가? 사람에 따라서 다른 혈액형을 가지고 태어나는 이유조차도 아직 증명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혈액형으로 보는 점이나 혈액형 별 성격분류는 비과학적인 것이라 하기도 하지만, 통계상 A형은 꼼꼼하고, AB형은 천재기질이 있고 유별나다라고 이야기되곤 한다. 어쩌다 이런 점들이 한두 가지씩 딱 들어 맞는 듯이 느낀 적은 없는가?
과연 혈액형은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커다란 영향이 있는 것이란 말인가? 그런데 한편으로는 혈액형이 지닌 놀라운 영향력을 증명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바로 ‘과학’이란 이름으로 증명하려는 것이다.
*혈액형과 운명의 상관관계
우선은 혈액형에 대해서 간략히 짚고 넘어가자. 실은, 혈액형은 혈액의 종류를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ABO식 혈액형에서는 적혈구의 표면항원의 종류로 분류를 한다.
적혈구의 표면에 A항원이 있으면 A형, B항원이 있으면 B형, A와 B의 두 항원이 다 있으면 AB형, 이 두 항원이 모두 없으면 O형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혈액형 분포는 대략 A형이 34%, O형이 28%, B형이 27%, AB형이 11%정도로 나타난다. 어떤 통계에 따르면 이 중 O형이 가장 인생을 살면서 운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것은 다른 혈액형에 비해서 다양한 메리트가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오르두 대학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O형 남성은 다른 혈액형보다 4배나 양위 (임포텐스)에 걸릴 리스크가 낮다는 것을 알아냈다. 양위란 성욕은 있지만 음경이 발기하지 않아 성교를 할 수 없거나, 발기하긴 해도 충분한 경도(硬度)와 시간을 유지하지 못하여 불완전한 성교에 그치고 마는 것을 가리킨다.
남성의 성기는 인체에서 가장 혈액이 집중하게 되는 부위 중 하나여서 혈액의 영향이 나타나기 쉬운 부위로 생각 되어진다. 하지만 왜 A형 남성이 발기부전을 앓게 되기 쉬운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 않다.
또한 O형은 알츠하이머 등의 변형성 뇌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영국의 쉐필드 대학의 연구에서 판명되었다. 영국인 189명의 뇌를 스캔해 보니, O형에게는 정보를 처리하는 ‘회백질’이 보다 많이 분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O형은 유년기에 많은 회백질이 생성되어서 노년에 그 수가 적어지더라도 질환의 수준까지는 비교적 이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연구에서는 O형은 다른 혈액형들 보다도 30%나 혈전을 일으키기 힘들다는 것이 보고 되었다. 한편 B형은 재발성 혈전색전증에 극히 걸리기 쉽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B형들은 보다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B형에게는 매우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이겠지만 말이다.
O형은 말라리아나 위암, 간암에 대한 내성이 있다는 것도 밝혀지고 있다. 이것으로 종합해 O형은 발기부전에 잘 걸리지 않으며, 말라리아로 중증상태에까지 잘 가지 않으며, 알츠하이머에 잘 안 걸리고 혈전도 잘 안 생기며, 암에도 강하다는 행운아가 되어버린다.
A, B, AB형인 분들에게는 좀 죄송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O형도 마냥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임산부에게는 O형보다 A형이 유리하다고 한다.
예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불임치료를 받고 있는 30대중반 560명의 여성을 조사한 결과, O형 여성의 난자는 질이 좋지 않았으며, A형 여성의 난자량에 비하면 절반에 밖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O형 여성은 젊어서 난자를 빠르게 소비함으로 나이가 들면 임신이 잘 안 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혈액형은 우리들의 생로병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만큼 혈액형이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재미로 보는 혈액형 점은 어쩌면 이런 유전적 특징들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혈액형에 따라서 걸리기 쉬운 병이 존재하고 각자의 몸 상태가 다르다면, 각 혈액형 별로 기분상태나 예민도와 같은 것이 반영되어 그것이 곧 성격으로 굳을 것이다. 두통이 잘 걸리는 사람은 얼굴을 잘 찡그리기 쉬우며 신경이 예민하여 화를 내기 쉬울 것이다. 한편 몸이 아픈 곳 없이 건강하고 병도 잘 걸리지 않는다면 성격이 밝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딱 잘라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혈액형이 우리의 운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단 그것을 신경 쓰면서 살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의 문제가 되지 않을까? 영국 성인의 절반은 자신의 혈액형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