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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실체는 ‘뇌’만으로 존재하는가? 타인의 몸에 뇌만 이식하면 ‘나’라고 할 수 있을까?

fiction-google 2024. 2. 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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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학의 의학박사가 세계 최초로 ‘뇌 이식수술’의 준비를 위한 계획에 돌입했습니다. 이미 쥐와 원숭이를 이용한 동물실험이 거의 성공단계에 이르렀고, 2017년 말 경에는 러시아인 스피리노브씨를 대상으로 시술될 전망이었습니다당시에는 이 전대미문의 이식수술을 둘러싸고 의학윤리와 인간존엄, 종교계 등 세계적인 반감의 의견들이 쇄도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혹자는 인류를 ‘프랑켄슈타인’으로 만들 생각이냐는 비난을 하며,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연구는 중단해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1. 뇌 이식의 윤리적 문제

미국의 한 심리학 사이트에서 뇌 교환의 윤리적 문제를 지적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박사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몸의 세포와 근육에 의한 기억도 있지만 대부분의 정체성은 뇌에 의존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뇌의 교환이 일반화 된다면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뇌가 거의 대부분의 인간 정체성을 지닌다고 가정하고 다음과 같은 사고실험을 해 보십시요.

2050년 감정과 기억, 사고와 의지 등 모든 정신적 기능이 뇌의 전기자극에 기인한 것이라는 것을 과학자들이 밝혀 냈다고 해 봅시다. 그리고 그 때의 당신은 최악의 인생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머릿속 사고와 기억은 슬픔과 공포로 꽉 찼고, 미래는 아무런 희망도 가질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입니다. 더욱이 당신은 만성 우울증으로 자살충동까지 느낍니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뇌를 바꾸어 새로운 전기자극을 심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면 만약 뇌를 바꾸었다면 당신은 이전 그대로의 진짜 당신인 것일까요? 만약 당신이 아니라면 문제가 되나요?

만약 사람들끼리 뇌를 교환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것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뇌가 바뀌면 당연히 내가 아니게 되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것은 박사가 뇌의 전기자극으로 정체성이 생긴다고 하면서 뇌를 바꾸는 것을 제안 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뇌를 바꾸더라도 정체성이 유지된다면, 그것은 뇌가 아니라 우리의 몸이 정체성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 경우에는 이 사고실험은 전제부터가 붕괴되고 맙니다. 오히려 ‘뇌 교환’의 윤리적 문제로 적절한 것은 철학자들이 만들어 낸 다음과 같은 사고실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2. 정체성에 관한 사고실험

“어느날 아침 한씨가 눈을 떴습니다. 그런데 거울을 보니 전혀 모르는 다른 사람의 모습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실은 한씨는 잠들어 있을 때, 과학자들이 한씨의 뇌를 김씨의 뇌와 바꿔치기 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한씨는 ‘김씨의 몸을 가진 한씨’일까요? 아니면 ‘한씨의 뇌를 가진 김씨’일까요?”

아마도 한씨는 ‘김씨의 몸에 들어갔다’고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뇌 교환’이나 ‘혼의 교체’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고 있는 동안에 전신수술을 받아 다른 사람이 된 것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뇌 교체 수술을 준비하는 박사는 환자의 정체성에는 아무런 위험성이 없을 것으로 여깁니다. 스피리노브씨는 중국인 남성의 몸에 뇌를 이식하게 될 예정이었고, 수술이 끝나면 스스로가 중국인의 몸에 들어간 러시아인 스피리노브라고 자각하게 되지않을까요?

 

두부이식에 관한 철학적, 윤리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는, 뇌의 부분적 이식을 다룬 사고실험입니다. 미국의 철학자가 고안한 ‘심리적 스펙트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는 이것으로 뇌와 정체성에 관해서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나는 뇌세포 수술을 받아 도널드 트럼프의 뇌세포와 조금씩 바뀌는 것을 상정한다. 뇌과학적으로 뇌세포의 이식은 가능한 것이고, 실시된 예도 있다. 이런 수술을 했을 때에, 뇌의 1% 정도라면 ‘나’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여기지만, 90%를 바꾼다면 ‘내’가 유지되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 퍼센트까지 변하는 지점이 ‘나’인지, 몇 퍼센트 이상이 되어야 ‘다른’사람의 인격으로 변하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까?”


3. 정체성의 본질은 ‘영혼’이다.

영국의 철학자인 스윈번 교수는 정체성을 이야기하려면 육체뿐 아니라 영혼이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뇌를 우뇌와 좌뇌로 나눈 사고실험으로 밝힐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커다란 사고로 자신의 몸이 심하게 손상되어 건강하던 자신의 뇌 반쪽이 다른 몸으로 이식된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수술이 성공하면 그 인물이 ‘나’라고 사람은 직관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죽었다고 생각한 원래 자신의 몸의 반쪽 뇌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면 과연 ‘나’는 어느쪽이 진짜일까요?

‘나’는 내 뇌의 어느쪽에 있는 것일까요? 이식받은 쪽일까요, 원래 사고전에 있던 몸일까요?”

교수는 이 사고실험에서 정체성의 본질은 육체도 뇌도 아니고 ‘영혼’이라 말할 수 밖에 없다고 비물리적인 요인으로 결론 짓습니다. 과거 미국의 의학박사 던컨 맥두걸씨가 인간이 죽은 후 무게 변화가 21그램이 나는 것을 확인하고 ‘영혼’의 무게는 21그램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물론 잘못된 실험이었습니다만) 그러면 요번 사고실험에서와 같이 자신이 둘이 되는 상황에서는 영혼마저 반으로 쪼개진다는 것일까요? 아니면 두 배로 불어난다는 것일까요?

 

인간의 사고는 수 많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어쩌면 영혼이라고 하는 것도 전기적 자극으로 생겨난 현상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뇌 이식으로 두 개의 몸으로 나뉘어져 살아남게 된다면 자신은 두 명이 되었다고 말할 수 도 있을 것이며 또는 둘 다 죽었다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예전의 ‘나’는 이미 존재하지 않으며 새로 살아남은 두 명은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우리 자신을 느끼고 ‘나’라고 느끼는 것은 우리 머릿속에 가득 찬 과거의 경험과 추억들에 기인합니다. 이런 기억들이 없다면 우리는 리부트 되는 순간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현재 ‘머리 이식’이나 ‘뇌 이식’에 관한 윤리적 토의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일반적인 일도 아닙니다. 의사들 조차도 ‘신의 섭리에 반한다’, ’머리 이식이라니 죽는 것보다도 두렵다’ 등등 도의적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확실히 임상실험 데이터도 부족하고 확실성도 적은 수술에 대해서 감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앞으로 치뤄질 ‘뇌 이식수술’은 ‘인간 정체성‘이나 ‘인간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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