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다가 꿈을 꿨는데 너무도 현실 같아서 소스라치게 놀라 깬 적은 없나요? 지금까지 꾼 꿈들 중 이토록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영상을 보여주는 적이 있었나 싶은… 그런 것. 혹시 예지몽 아니야? 그런 의문이 든 적은 없나요?
하지만 대부분은 일상에서 아무런 사건 없이 지나가고 기억에서 잊혀져 버리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면 예지몽이라 불리는 것은 정말 있는 현상일까요? 그 정체는 무엇인 것일까요?
불길한 예지몽?
예지몽을 직접 꿔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디선가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지몽에는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더 많게 느껴집니다. 이것은 왜일까요?
불길한 예지몽을 꾸게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꿈을 꾸고 난 후에 그 상황을 되돌려 생각해 내려 하기 때문에
둘째, 스스로가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꿈에 나타나기 쉽기 때문에
그러면 여기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겠습니다.
첫째 상황: 인간은 램 수면시에 꿈을 꾸게 됩니다. 램수면은 몸은 잠들어 있지만 뇌는 활발하게 움직이는 상태로 통상적으로 90분마다 한번의 주기로 발생합니다. 꿈을 어떻게 해서 꾸게 되는지는 아직도 확실하게 해명된 것이 없지만, 램수면을 하다가 일시적으로 깨어났을 때 뇌 속의 기억들이 정돈되면서 그 조합들이 꿈으로 나타난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6시간을 잤다고 치면 램수면은 4회가 되는 셈인데, 즉 4번 꿈을 꾸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꿈을 많이 꾸더라도 일어나면 거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왜인지 꿈은 기억으로 그리 오래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가끔씩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 꿈이 생기는 것일까요?
한가지는 램수면 중에 꿈을 꾸다가 외부요인으로 정신이 들어 직전에 꾸던 꿈을 의식적으로 기억하려 할 때의 패턴입니다. 또 다른 한가지는 자다가 일어났는데 꿈에서 본 것과 흡사한 현실에 직면하고 이것을 계기로 꿈을 떠올릴 때입니다.
살다보면 이 두 가지 경험을 할 때가 누구나 생길 것입니다. 간혹 꿈 속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키스를 해 주었는데 눈을 떠보니 기르던 강아지가 입을 핥고 있었다든지 하는 경험 말입니다.
이론상으로는 하루에 몇 번의 꿈을 꾸게 되고 일주일이면 수십 번이라는 계산이 됩니다. 만약 현실에서 지진이 나거나, 화산이 폭발하거나, 비행기가 추락했다고 하면 사람은 이전에 자신이 꾸었던 꿈 속에서 그런 것들을 골라 떠올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이것은 사건이 발생한 후에 ‘어 나 이거 꿈에서 봤어’하는 패턴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전혀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꿈에서 보게 되고 수일 후 그것이 실제로 발생하는 패턴도 존재합니다!
둘째 상황: 예지몽으로 유명한 인물은 링컨입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링컨은 불행하게도 암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는 암살당하기 2주전에 ‘대통령이 암살 당하는 꿈’을 꾸었던 것입니다. 꿈 속에서는 백악관의 홀에서 장래식이 한창이었다고 합니다. 장래준비에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이고 모두가 모여있었다는 것입니다. 링컨은 ‘누군가 죽었나?’하고 경비한테 물었고, 경비는 ‘대통령이 암살당했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링컨은 이 꿈을 자신의 주위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2주후 링컨은 실제로 암살당했던 것이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내막을 알아보면 링컨의 암살기도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미 암살미수 사건이 몇 번이나 있었던 것입니다. 꿈의 내용이 길한 내용보다 불길한 내용이 많은 것은 ‘만약을 대비한 예행연습’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의 잠재의식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해서 자신이 지닌 불안한 요소들을 무의식 중에 반영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링컨의 경우도 몇 번의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활동을 했기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꿈의 내용은 ‘자신에게 일어 났던 일’, ‘불안하게 생각되었던 것’, ‘자신의 바램이나 꿈’ 같은 것들이 마구 섞여서 보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취업 면접 전날에 인터뷰를 망치는 꿈이나, 이상한 타이밍에 동물들이 나타나고, 돼지가 다가오는데 도망을 친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결국 꿈은 스스로가 예측하는 불행한 미래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것이 현실에서 일어나 예지몽이라고 착각하게 될 확률도 높아집니다.
수능 전날에 자신이 당당하게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꿈을 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반대로 시험에 떨어지거나, 컨닝을 하거나, 사람들과 싸우거나, 지각을 하거나, 문제를 풀지 못해 끙끙대거나, 시험지가 검게 보이는 등의 꿈을 꾸는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이러하듯 우리가 생각하는 예지몽은 대부분 ‘불안과 기대감’에서 오는 그냥 ‘꿈’에 불과합니다.
간혹 지진이나 살인사건, 화제 등에 대한 예지몽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들려 오는데, 지구 수십억 인구가 꿈 속에서 하루 몇 가지씩의 소설을 쓰다보면 우연히 현실과 타이밍이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고 정말로 매번 정확하게 예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지구가 정말로 시뮬레이션이라는 증거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