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면서 꿈을 꾸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잠에서 깨어 그 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리고 자신이 꿈을 꾸지 않았다고 생각하더라도 동물은 반드시 꿈을 꾸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꿈인지 생시인지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허상과 현실의 구분이 어렵다는 것으로 갑자기 닥친 뜻밖의 일이나 믿기지 않는 상황에서 사용되곤 합니다. 꿈은 허상이고 현실이 진짜다? 김만중의 ‘구운몽’(1687년)에서 볼 수 있듯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지 헷갈리는 상태, 너무도 우리와 밀접한 꿈에 대한 견해가 과학계에서는 아직도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겨져 있습니다.
1. 꿈을 해석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고대 그리스와 고대 로마에서 꿈은 신성한 존재로부터 메시지가 오는 매체라 여겨졌었습니다. 그리고 고대 중국에서는 꿈이 죽은 이들이 모이는 곳으로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에서 또한 하나님의 계시가 간혹 꿈을 통해 간택된 인물에게 투영되는 것을 성서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꿈에서 얻은 계시에 따르면 성공한다고 믿었고, 미국 원주민들이나 마야인들은 꿈이 평행한 다른 세계와 연결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처럼 그 진위를 떠나서 꿈은 오래 전부터 하나의 중요한 ‘현상’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꿈의 해석으로 유명한 프로이트의 견해가 있긴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다른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 VR기기들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다른 세상의 가상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우리가 꿈에서 정말로 현실적인 꿈을 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초현실적인 꿈을 체험해 본 사람은 그곳의 향과 색상, 분위기, 때에 따라서는 촉감까지 기억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꿈은 과연 인간에게 있어서 패러렐월드인 것일까요?
비공식적인 과학정보에 따르면 1920년경부터 일부의 과학자들이 꿈을 과학적으로 해명하려는 실험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아닌 암흑 과학의 범주에 들 수 있으니 진위를 떠나 흥미위주가 될 것임을 밝혀둡니다.
이들은 꿈의 발생원이라고 생각되는 물질로 핵입자(nuclear particles)라는 개념을 상정했었는데 시간이 흘러 이 핵입자라는 것이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판단하게 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과학자들이 꿈에 대한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기존의 표준물리학을 버리고 양자역학 등의 이론물리학 분야를 통해서 접근해 보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2. 꿈은 평행우주로 가는 통로?
꿈이 이론 물리학 분야로 넘어오면서 오히려 해괴망측 한 주장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신적인 것 외에 다른 가능성들이 열리고 있다는 말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자론을 대표하는 기묘한 현상 중 하나로 양자중첩 상태를 들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에서 매번 지겹도록 듣게 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의 생과 사가 서로 다른 두 가지 상태가 공존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이 꿈을 꾸는 상태라는 것을 육체는 현실A라는 지점에 있으면서 의식은 다른 현실인 B에 있다는 두 가지 상태가 공존하는 양자중첩과 비슷한 상태로 묶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은 현실A에 의해 ‘결정’ 됩니다. 그러면 현실B는 과연 무엇이란 말일까요? B는 실존하는 세계일까요?
여기서 매력적으로 부상하는 개념이 다세계 해석이나 다차원우주론에서 말하는 패러렐월드입니다. 만일 꿈을 꾸고 있을 때 우리의 의식이 패러렐월드에 있는 것이라면 현실B도 실존하는 세계라는 말이 됩니다. 그 증거가 될 수도 있는 것이 대개의 우리들의 꿈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A라는 세계와 기본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세계라는 점입니다.
물론 꿈의 세계인 B에서 전혀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이 미묘한 차이가 바로 패러렐월드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꿈이 아니라 또 다른 현실일 수 있다는 점을 과학자들은 강조하고 싶은 듯 합니다. 꿈에서 때때로 이상한 움직임을 하거나 순간이동을 하는 등 물리 법칙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어쩌면 우리의 차원보다 고차원의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B에서의 자신은 과거에서 다른 선택을 하거나 과거에 일어났던 어떤 사건을 다시 경험하며 예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색다른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세상은 무수한 다른 버전을 가지며 그 원자 하나 하나가 다른 경우의 수 만큼이나 엄청난 세계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이론 중 하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현실 A라는 세계는 실재하지만 우리는 그곳에 계속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잠이 들면 우리의 의식은 양자 얽힘과 양자 중첩의 특성을 띄게 되며 이 때에 이미 다른 세계로 전이 되어 간다라는 것이지요.
우리는 영속적인 하나의 세계에서 태어나서 죽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쩌면 우리는 수 많은 패러렐월드를 전전하며 단지 자신의 영적 입자들 만이 일정기간 동안 모여있는 것을 허락 받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게임에서 수 많은 스테이지가 있고 또 한 장면 장면이 30혹은 60프레임 또는 그 이상의 그림들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단지 코인 하나로 생명 1개를 얻고 플레이 하게 되는 상황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같은 세계에 살고 움직이고 행위를 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 프레임 속 그림 한 장 한 장은 전혀 다른 세계라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에 빠지다 보면 패러렐월드는 무언가 대단히 먼 다른 장소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생활 속에 녹아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우리는 가상 현실에 살고 있다는 이론도 이런 패러렐월드의 패러독스에 영향을 받습니다.
꿈에서 만약 현실A가 의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꿈 속 B가 의식을 ‘결정’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론적으로는 두 개의 현실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일어 날 수 있다면 꿈 속 현실B는 진짜 현실이 되고 원래 현실이었던 현실A는 가상 현실이 되겠지요. 근본적으로 동시에 두 장소에 한 가지 의식이 있을 수 없기에 B는 현실이 되고 A의 나는 사라지거나 다른 세계의 또 다른 점퍼가 채우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퀀텀점프 명상법에서 소개하는 이론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B가 현실이 되어 A가 사라진다면 게임에서 생기는 프레임드랍과 같이 공백이 생길 수 있지만 전체적인 세계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어차피 세계는 관찰에 의해서 국소적으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으로 양자론을 기반으로 보면 모든 것이 허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끊임없이 다른 우주로 쉬프트 되지만 그것은 우리의 감각으로는 느낄 수 없는 찰나에 일어나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우주를 ‘이동’ 한다는 거창한 말에 무언가 확 바뀔 것이라는 이미지를 품는 것은 이 과학적 접근에 큰 방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이동’ 한 세계에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꿈이 상징하는 것은 우리가 가려고 하는 또 다른 우주의 버전일 수 있으며 우리는 계속해서 현실 B의 세상에서 눈을 뜨게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기도를 하는 것도 명상을 하는 것도 우리의 영혼의 입자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버전의 세계로 향하는 이정표를 심어 두려는 노력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과연 내가 나비의 꿈을 꾸는 것일까요?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