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스란, 전세계의 물리학자들이 반세기에 걸쳐 찾아 헤매이던 수수께끼의 소립자입니다. 2012년 7월 14일, 스위스의 CERN연구소가 ‘아무래도 힉스를 발견한 것 같아’ 라고 발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면 천천히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작고 작은 세계
우선 소립자라고 하는 미세한 물질에 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현재의 과학에서는 소립자가 세상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습니다.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최소’ 물질로 말이죠. (물질 > 분자 > 원자 > 양자 > 소립자)
그런데, 소립자 중에서도 특히 힉스와 관계가 깊은 역할을 하는 요소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선, 지구상의 대부분 물질은 업워크와 다운워크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 힘을 전달하는 입자, 위크 보손(weak boson) (W, Z), 글루온(gluon, 접착자), 광자 그리고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인 힉스가 있습니다. 이중에서 마지막까지 숨어있던 입자가 바로 힉스입니다. 그런 힉스도 드디어 2012년 유럽 합동 원자핵연구기관(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힘을 전달하는 입자’라고 하면 좀 이상하게 느끼겠지만, 소립자의 세계에서는 물질과 물질간에 힘이 만들어 질 때, 이들 입자(광자, 위크보손, 글루온)가 각각의 힘을 나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라는 것도 괴상하겠지만 차차 설명 하겠습니다.
2. 4가지 힘
소립자와 소립자 사이에, 즉,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에 작용하는 힘은 단 4종류 밖에 없습니다.
첫째는 ‘전자기력’:
연필심이 부러지는 힘, 공을 던지는 힘, 로켓이 멀리 날아가는 힘, 지진이나 번개, 화염, 화학반응…. 등. 우리 주위에는 많은 힘들이 존재하는데 그 대부분의 정체는 ‘전자기력’입니다.
둘째는 ‘인력’: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도,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도 ‘인력’ 때문입니다. 물리학자들은 ‘중력’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은 두 가지는 좀 어렵습니다. 과학자들도 20세기 이전에는 알지 못했으니까요.
셋째는 ‘약한 힘’:
이것은, 물질의 성질을 바꾸는 연금술의 힘입니다. 불안정한 원자가 다른 원자로 바뀌는 베타 붕괴(beta decay) 반응과 관련이 있습니다. 약한 힘은 쿼크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힘입니다. 쿼크(quark)는 경입자가 아닌, 색전하를 띤 기본 페르미 입자입니다. 중입자와 중간자를 이루고 있습니다.
넷째는 ‘강한 힘’:
이것은 우리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입니다. 이를테면, 우리들의 몸을 구성하는 물이나 탄소 원자 한가운데 있는 양자가 파괴되지 않도록 해줍니다. 강한 힘은 쿼크끼리 끌어 당기는 힘입니다.
3. 위크보손 넌 누구냐?
‘전자기력’은 광자에 의해 힘이 전해집니다. ‘강한 힘’은 글루온에 의해 힘이 전해집니다.
같은 방식으로 ‘약한 힘’도 소립자끼리 힘을 주고 받고 있을 것이라고 물리학자들은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약한 힘을 전달하는 입자(위크보손 W, Z)에 무게(질량)가 있다고 관측되는 점 입니다. 무게(질량)가 있으면, 여러가지 계산이 맞아 떨어지지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진공 힉스장’입니다. 힉스장 안에서 위크보손은 질량을 가집니다. 하지만, 힉스장이 없으면 위크보손은 질량을 가지지 않습니다.
4. 힉스장이 뭐야?
진공은 여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빛의 성질을 띠거나, 전자의 성질을 띠거나 하기 때문에, 진공은 ‘장(場)’이라고도 불립니다. 예를 들어, 진공이 전자의 성질을 띠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제로라면, 진공은 전자의 성질을 띠지 못합니다. 진공 에너지(Vacuum Energy)가 일정치를 넘으면, 진공 전자의 성질이 입자가 되어 나타납니다. 다른 소립자도 이와 같이, 에너지를 부여하면 입자가 됩니다. 하지만, 지금 말하는 힉스 입자와 힉스장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진공에너지가 제로라고 하더라도 진공은 힉스 입자의 성질을 가집니다. 진공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힉스의 색을 띱니다. 하지만 힉스 입자가 거기에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힉스 입자의 질량은 무척 커서, 진공에 그에 상응하는 힘을 부여하지 않으면 힉스 입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에너지가 없어도 진공은 힉스 입자의 성질을 가진다? 왜 그런 특별한 ‘장’을 생각해 낸 것이냐 하면, 물리학자들이 논리적으로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옅은 힉스 색의 진공이 펼쳐져 있다고 하면, 위크보손W와 위크보손Z에 무게(질량)가 있더라도 계산에 전혀 지장이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진공 힉스장의 성질은 과학자들의 입맛에 맞게 도입된 것 입니다. 하지만, 이 편리한 ‘장’을 고려해서 계산된 값은, 약한 힘의 소립자 질량 자체를 정밀하게 예측하거나, 다양한 소립자의 반응확률을 99.9% 정확하게 예측하는 등 대성공을 거두게 하였습니다. 그 이론이 바로 ‘표준이론’입니다.
5. 표준모형
이것이 물리학자가 100년에 걸쳐 만들어낸 ‘표준이론’의 결과 얻어낸 소립자 표(표준모형) 입니다. 우리들의 신체나 지구, 물건은 모두 업 쿼크, 다운 쿼크, 전자, 위크 보손, 글루온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중에 가장 나중에 발견된 소립자가 ‘힉스 입자’입니다. 여기서 뮤온, 톱 쿼크 등은, 우주에서 온 수수께끼의 물체X 이거나, 가속기에서 만들어진 미지의 물체Z거나 합니다. 그 정체는 실은, 우주 초기에 존재했었지만 지금은 없어져 버린 절멸 소립자입니다. 가속기는 그런 절멸 소립자들을 부활시켜, 우주 초창기에 일어난 일들을 재현 시킬 수 있는 ‘빅뱅 재생기’역할을 합니다. 힉스 입자가 발견되고, 드디어 표준모형표가 완성 되었습니다.
6. 힉스 입자는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 라고?
사과를 움직이는 건 간단하지만, 자동차를 움직이려고 하면 힘이 듭니다. 이것은 사과는 작은 질량만을 갖고 자동차는 큰 질량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관점에서)
누가 보더라도 이 단위를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1000킬로그램이라든가 500그램 같은 숫자 단위를 사용해서 표기합니다. 빛과 같이 질량이 제로인 예외도 있지만, 대게는 정해진 질량이 있습니다. 질량이란 물체를 얼마나 움직이기 힘들게 하느냐 입니다. 정지해 있는 커다란 질량의 물체를 움직이려면 큰 힘이 필요합니다. 정지시키는 데도 큰 힘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질량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힉스 입자는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라고 일컬어집니다. 이것은 에너지를 지닌 ‘힉스장’이, 질량을 지닌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되고 있습니다. 물엿과 같은 끈적한 힉스장 속에서 물체를 움직이려고 할 때 저항이 발생할 것이라는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요? 지구상에 살고 있어서 무게와 질량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무게와 질량은 다른 것입니다. 질량은 그 물체 고유의 성질입니다. 예를 들어, 500그램의 사과는 지구에서도 달에서도 변함없이 500그램이라는 질량을 가집니다. 한편, 무게는 중력에 따라서 변합니다. 달에서는 지구보다 사과가 가볍게 느껴집니다. 중력이 6분의 1이기 때문에, 사과가 받는 힘도 6분의 1입니다. 중력이란, 질량을 가진 물체끼리 서로 당기는 힘 입니다. 지구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사과와 지구가 서로 잡아 당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잡아 당기는 양쪽의 질량이 크면 클수록, 중력도 커집니다.
7. LHC와 ILC의 차이?
유럽에서 가동되는 LHC 가속기와, ILC 가속기는 둘 다 힉스를 조사하기 위한 가속기 이지만, 실은 커다란 역할의 차이가 있습니다.
-LHC는 양자를 이용한 거대한 원형 가속기입니다.
원형가속에서 질량이 작은 전자나 양전자를 사용하면 꺾어질 때에 커다란 힘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겁고 효율이 좋은 양자를 사용합니다. 무거운 양자를 사용하면 에너지 손실은 적지만 방향을 돌리기 위해서 엄청나게 커다란 전자석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LHC는 그렇게 거대한 규모가 되는 것입니다. 양자를 사용하는 장점은 무겁기 때문에 계속해서 에너지를 주입하기 좋다는 것입니다. 보다 높은 에너지 충돌반응을 보기가 비교적 용이 합니다. LHC는 막대한 충돌 에너지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입자를 만들어 보는데 적합한 가속기인 것입니다.
-ILC는 전자, 양전자를 사용하는 직경 30키로의 가속기 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전자와 양전자를 사용 한다는 것입니다. 전자,양전자의 경우는 돌리면 방사광을 다량으로 방출하므로, 되도록 그대로 사용하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30키로의 직선구조의 가속기를 상정합니다. 전자, 양전자의 최대 특징은 전자나 양전자의 내용물이 없기 때문에 충돌시에 필요없는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며, 노이즈가 적다는 것입니다. 양자끼리 충돌 할 경우, 양자 안에 1대(対) 내용물이 없는 소립자끼리 부딪히면 그 이외의 양자 내용물의 막대한 수의 입자도 함께 비산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노이즈가 되고, 그 충돌의 중심을 파악하기 힘들어 집니다. ILC의 경우는 가속된 전자와 양전자의 속 내용물이 없기 때문에, 충돌하면 그대로 소멸해서 에너지로 변환됩니다. 물질은 일단 사라지고 순수한 에너지에서 다시 한번 물질이 만들어 지는 현상이 일어나므로, 주위의 노이즈가 전혀 없는 깨끗한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LHC로는 볼 수 없었던 ‘힉스 입자’와 ‘힉스장’의 자세한 특성을 보다 면밀히 관찰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고 있습니다.
요번에는 어설프지만 간단하게 물리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도 신선한 주제로 찾아뵜겠습니다. 감사합니다.